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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귀모음 - 마음이 따뜻해지는 아름다운 문구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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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7. 25. 16:50

| 좋은글귀모음 |


아침부터 폭우가 쏟아지는 어느 날이었어요. 인도 위에 찰랑거리는 빗물 속을 걷다 보니 신발이 다 젖고 말았죠. 세차게 바닥을 때리던 빗줄기를 보다 보니 ‘이렇게 비가 오면 세상이 물에 잠기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문득 떠오른 시가 있었어요. 그래서 오늘은 가꿈사 가족 여러분과 함께 그 시를 함께 나눠보도록 할게요. 




  좋은글귀모음 하나. 희망의 발견



세상은 물 속에 있고 / 손태연 


얘야, 침대 위로 올라가 있어 응? 

엄마가 얼른, 내려 올 수 있게 만들어 줄게- 

동생이 안 떨어지게 잘 지켜줘? 


주택가의 반지하 방 

많은 비로 침수가 되었다 

아이 둘을 침대 위로 올려 놓고 

여자는 물이 낀 장판을 걷어낸다 

뒤뚱 거리며, 젖은 장판을 끌어 올리는 몸

 바닥에 미끄러질 듯 위태위태 하다. 


노래 불러봐, 얘야 

엄마가 이 물을 얼른 밖으로 내 쫒아 버릴게- 


살림살이가 가득 쌓인 침대 위의 아이는, 철 없이 노래를 부르고 

여자는 낑낑 엎드려, 바닥에 고인 물을 쓰레받이로 쓸어 담아 대야로 옮긴다 

기저귀 찬 아기가 응애응애 울 때 마다, 아이처럼 여자도 노랠 따라 부른다. 


아빠가 출장 가서 집에 안 계신 게, 오늘은 참 다행이다 

얼마나 가슴이 아프겠니.. 이런 걸 본다면 말야- 

얘야, 오늘은 텔레비를 못 볼 거 같구나, 심심하게 만들어서 어쩌니? 

곧 햇빛이 비치면, 테레비도 나오구...장난감 놀이도 할 수 있구... 

그럼 참 좋겠지?  해야 빨리 나와라- 


(후략)



방바닥을 적시는 빗물과 그 위에 떠다니는 책과 옷가지, 잡동사니들과 침대 위에서 해맑은 두 아이, 그리고 쭈그리고 앉아 쉴새 없이 물을 퍼내고 있을 어머니의 모습이 그려지는 시인데요. 다 읽고 난 뒤에 저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았답니다. 어떻게든 아이들이 젖지 않게 보호해 주고 싶은 어머니의 마음이 느껴졌어요. 항상 좋은 것만 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은 아무리 ‘낮은 집’에 살지라도 똑같을 테니까요. 

또, 이 시를 읽고 난 뒤 엄마의 사랑뿐만 아니라 ‘희망’이란 단어도 다시 생각해 봤답니다. 나쁜 비는 절대로 꼬마들을 적시지 못하겠지요. 꼬마의 부모가 지켜 주니까요. 침대 위에 누워 있던 아이들은 낮은 집에 살고 있던 부모의 ‘희망’이 아닐까요? 미래에는 지금보다 나을 것이라는 희망이고, 자신의 삶을 답습하지 않길 바라는 희망이기도 하죠. 그것을 훼손시키지 않고 싶은 엄마의 절절한 마음이 느껴지네요. 나쁜 일이 일어나더라도 희망을 지켜내겠다는 의지와 함께 말이에요.  

세상을 살면서 힘든 일, 어려운 일, 슬픈 일은 누구나 겪게 마련이죠. 세상엔 내가 예상하지 못했던 변수들이 너무도 많으니까요. 그 때마다 우리를 지탱하게 해 주는 것이 바로 ‘희망’이에요. 현재 겪는 어려움이 지나갈 것이라는 희망, 오늘보다 내일이 나을 것이라는 희망 말이에요. 마틴 루터는 ‘세상을 움직이는 힘은 희망이다’라고 했다죠. 맞아요. 희망이 있으면 의지가 생기고, 그 의지를 동력으로 무엇인가를 하게 되니까요. 그렇게 우리의 삶은 움직이고 있는 거겠죠?


 좋은글귀모음 둘. 어둠 속에서 피어나는 희망



 안개가 짙은들 / 나태주


안개가 짙은들 산까지 지울 수야.

어둠이 짙은들 오는 아침까지 막을 수야.

(중략)

비바람 설친들 피는 꽃까지 막을 수야.


이 시는 어떤 방해꾼들이 있어도 결국 꽃은 피어난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어요. 우리를 방해하고 있는 것이 무엇이라 해도 그것은 지나가는 것이고, 본질을 헤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안개가 껴 있다고 해서 산이 사라지지 않고, 어둠이 아무 깊어도 해가 뜨고 아침이 오는 것처럼 말이지요. 우리의 목표나 꿈은 변하지 않고 그 자리에 있는데, 이런저런 장애물이 있다고 희망을 버리고, 포기하고 돌아서는 것은 우리 자신이 아니었을까요?  

마지막에 꽃을 피우는 사람은 안개와 어둠, 물소리, 새소리, 비바람 등등 나를 방해하는 모든 것들에 초연해지는 사람일 거예요. ‘이런 것쯤이야, 나를 막지 못하지!’ 하고 희망을 버리지 않고 꿈을 향해 달려가는 사람이요. 달리 생각하면 그런 어려움이 있어야 꽃이 피어나지 않을까요?  많은 자연의 변화,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꽃은 피어나니까요. 그처럼 어려움 속에서도 꼭 이루고야 말겠다는 염원과 희망을 품고 어려움을 헤쳐 나온 사람만이 값진 성과를 맞게 되겠지요. 

잊지 마세요. 지금 당신에게 닥친 어려움과 슬픔은 절대 당신의 희망과 의지를 꺾지 못해요. 방해꾼들은 때가 되면 다 물러나게 됩니다. 당신이 희망을 버리지 않는 한 말이에요. 



  좋은글귀모음 셋. 본질을 찾을 때 비로소 희망이 보인다



밥 / 천양희


외로워서 밥을 많이 먹는다던 너에게

권태로워 잠을 많이 잔다던 너에게


(중략)


나는 쓴다

궁지에 몰린 마음을 밥처럼 씹어라

어차피 삶은 너가 소화해야 할 것이니까




저는 이 시가 어떤 시보다도 ‘희망’을 노래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외롭고 권태롭고, 슬프기 짝이 없는 ‘너’에게 ‘나’는 말합니다. 도망가지 말고 맞서라고요. 자신의 삶은 누가 대신 살아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소화해 내야하니까요.  
고통스럽고 힘든 일이 있을 때 우리는 정작 문제의 본질과 맞설 자신이 없어서 주변만 맴돌게 돼. 외롭다면 사람들과 진정한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권태롭다면 자신의 권태가 왜 왔는지 고민하고 해결하는 것, 그것이 밥처럼 삶을 소화해 내는 방법인데 말이지요.  

문제의 본질을 찾으려고 할 때, 내 삶을 스스로 소화해 봐야겠다고 마음먹을 때, 희망이 생기기 마련이에요. 맞서지 않고 도망치려고만 하면 스스로에 대한 실망만 쌓이고 자신감도 잃어버리게 되니까요. 그 속에선 희망이 싹트기 어렵겠죠. 밥은 씹을수록 달듯이 삶을 스스로 소화해 내고 감당해내려고 노력한다면 달달하고 맛난 인생을 맛보게 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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