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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삶, 결혼과 사랑을 이야기하는 감동적인 영화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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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7. 22. 17:44

감동적인 영화


삶의 온갖 드라마를 생산하는 영화에서 결혼은 축복받는 결혼식을 넘어 다양한 모습으로 등장해요. 관습적 공식대로 ‘사랑-연애-결혼’이 한 세트로 유연하게 돌아가지만은 않죠. 그러기에 오랜 기간 혹은 죽을 때까지 함께할 것을 약속하는 결혼은 구구절절한 드라마들이 발생하는 지점이기도 한답니다.




 그들의 드라마는 현실 혹은 판타지


영화 <결혼 이야기> 출처 : 네이버 영화


한국형 로맨틱 코미디를 연 <결혼 이야기>(1992, 김의석)는 자극적 카피부터 눈길을 끄는 영화에요. “잘까, 말까, 끌까… 말까?” 상상은 자유지만 야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이 문구. 막 결혼한 신혼부부가 티격태격 벌이는 다툼은 잠자리부터 직업생활에 이르기까지 점점 커져 갈등으로 치닫는데요, 여자는 성우고, 남자는 라디오 PD에요. 둘 다 바쁘게 일하지만 여자는 집안일에 치이고 남자는 연애시절 열정이 식은 채 집에 오면 늘어져 있어요. 사소한 언쟁이 자존심을 내건 싸우고 급기야 여자는 이혼을 생각해요. 그러나 해피엔딩을 지향하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관습대로 이들은 신혼의 환상을 극복하고 화해의 장으로 들어서요. 



영화 <결혼은 미친 짓이다> 출처 : 네이버 영화

 

십여 년 후 등장한 <결혼은 미친 짓이다>(2001, 유하)는 결혼과 연애를 나눈 이중생활을 보여줘요. 흔히 연애 후 결혼을 생각하지만, 이 드라마에서는 그 둘을 분리하는 데서 재미와 갈등이 발생해요. ‘결혼은 미친 짓’으로 여기는 남자는 연애지상주의자. 그에겐 사랑도 별로랍니다. 그저 그 순간이 즐거운 연애만 추구할 뿐이에요. 그런 남자를 사랑하는 여자는 이중생활을 만들어내죠. 경제력 있는 의사와 공식적으로 결혼한 여자는 옥탑방에서 결혼과 닮은 또 다른 생활을 애인과 유지하죠. 결혼과 사랑 사이의 갈등은 은밀한 이중생활을 하는 교묘한 전략으로 해결되는 것일까요?



 누군가의 선택은 낭만이 아닌 전쟁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 출처 : 네이버 영화


이런 이중성은 <아내가 결혼했다>(2008, 정윤수)에서 노골적으로 터져 나와요. 예쁘고 능력 있는 데다 축구 마니아 지식을 가진 여자. 그녀는 한 남자와 결혼해 평생 살기엔 넘치는 여자에요. 다른 남자와 사랑을 하고 결혼까지도 감행하는 여자 앞에서 남편은 이혼도 못하는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해요. 놓치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여자라는 남자의 집착은 애처로워 보이기까지 하죠. 과거 처첩제도에서 여러 여자를 거느린 능력 있는 남자 대신 뛰어난 재능을 지닌 여자가 남편을 둘이나 둔 이색적인 발상. 그러나 뛰어난 여자가 남편 둘을 거느린 삶은 매우 고달파 보이기도 해요.


영화 <장미의 전쟁> 출처 : 네이버 영화

결혼의 또 다른 얼굴은 이혼과정에서 드러나죠. 로즈부부의 격전을 보여주는 <장미의 전쟁>(1990, 데니 드 비토)은 결혼생활에 묻혀 있던 각자의 취향과 갈등을 세세하게 드러내 보여줘요. 촉망받는 변호사 남자와 살림 잘하는 여자는 첫눈에 반해 사랑을 나누고 결혼을 하죠. 여자는 아름다운 장식물들로 집을 꾸미고 충실한 살림으로 결혼생활에 보람을 느껴요. 그러나 분주한 일에 빠진 남자는 집안 살림에 감탄하거나 사랑을 표현하지 않아요. 남편의 입원 소동을 계기로 아내는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결혼생활을 벗어나기로 결심해요. 집안을 꾸미는 장식물 하나부터 소유권을 두고 벌어진 싸움은 로즈(Rose)라는 성을 함께 쓰던 두 사람의 ‘장미의 전쟁’을 연출해내요. 둘의 싸움은 여자와 남자가 말하는 방식이죠. 자신을 표현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점을 절감하게 만들어요. 코믹 배우 출신 데니 드 비토의 연출력은 고통스러운 싸움판에서도 유머 효과를 살벌하게 보여주고 있어요.


영화 <적과의 동침> 출처 : 네이버 영화


살벌하다 못해 소름 끼치는 결혼담은 <적과의 동침>(1991, 조셉 루벤)에서 절정을 이뤄요. 아름다운 로라는 잘생기고 부자인 신경정신과 의사의 구애를 받고 결혼한다. 겉으로 보면 행복한 결혼이지만, 남자의 결벽증과 의처증이 공포극을 만들어내죠. 남편은 신경정신과 의사지만 모순되게도 치명적인 정신질환자이기도 해요. 욕실 타월까지 정확하게 길이를 맞춰 걸어야 하는 결벽증을 가진 남편은 아내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며 수시로 폭행을 일삼죠. 극도의 의처증과 폭력에 시달린 여자는 목숨을 걸고 도망가 다른 이름으로 살지만 남자는 끝까지 그녀를 찾아내요. 남편과의 동침을 소름 끼치는 스릴러로 풀어낸 이 영화에선 아내 로라 역을 맡은 줄리아 로버츠의 공포에 질린 표정이 매우 강렬해서 잊히지 않아요.  


 함께 서 있되 너무 가까이하지 않는 것


영화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 출처 : 네이버 영화


그렇다고 해서 살벌한 결혼담만 있는 것은 아니에요. <내 남자친구의 결 혼식>(1997, P. J. 호건)은 사랑과 결혼의 엇갈림을 유쾌하게 보여주고 있어요. 결혼에 대한 망설임과 환상을 여주인공 줄리안의 갈등을 통해 풀어내는 이 영화는 로맨틱 코미디이지만 굳이 결혼 해피엔딩으로 몰고 가지는 않아요.

줄리안은 일하며 바쁘게 살아가는 능력 있는 여성이에요.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속으로 흔들리고 있어요. 그래도 믿는 구석은 한때 연인에서 친구로 지냈던 남자와의 약속인데요, 그것은 28세까지 결혼할 짝을 못 찾으면 결혼하자는 애매한 약속이에요. 어느 날, 그로부터 연락이 와요. 그런데 내용은 다른 여자와의 결혼식 초청. 배신감과 질투에 사로잡힌 줄리안은 결혼을 깨기 위한 음모와 계략을 지속적으로 감행해요. 하지만 결혼은 그렇다고 성취되는 것이 아닌 걸 어떻게 할까요? 결혼을 하건 안 하건 삶은 지속되기에 도처에 웃음이 포진해 있을 수밖에 없어요.

영화가 담아내는 결혼 이야기는 남녀 관계이기에 온갖 드라마를 만들어내요. 사랑해서 결혼하고 죽을 때까지 같이 조화롭게 사는 걸 누가 마다할까요? 그러나 인간의 마음은 변하고 상황도 변하고 가족관계는 광범위하게 펼쳐지기에 한때의 사랑만으로 결혼을 보장하기엔 벅차기도 해요. 결혼으로 앞날을 해결하려는 여성에겐 독립적 존재로서 자기 자신을 유지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한구석에 버티고 있죠. 그래서인지 칼릴 지브란의 결혼에 대한 조언이 새삼 진하게 다가와요. 함께 노래하고 춤추더라도 둘 사이에 거리를 두어야 한다는 그 말이에요. “함께 서 있어라, 그러나 너무 가까이 서 있지 말라. / 사원의 기둥들도 서로 떨어져 있나니 / 참나무, 삼나무도 서로의 그늘에선 자라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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