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2. 17. 17:20
|재태크의 여왕|
결혼한 부부들이 주변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 ‘비자금을 만들어라’ 혹은 ‘모든 것을 공개해라’일 것입니다. 비자금, 없이 살자니 불안하고 만들자니 배우자를 속이는 것 같아 편치 않는데요. ‘비자금’이 지닌 빛과 그림자에 대해 알아봅시다.
비자금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언론매체를 통해 우리가 봐온 비자금은 ‘검은 돈’, ‘부정한 돈’으로 인식되는 좋지 않은 이미지가 큰 것이 사실입니다. 우리들 또한 비자금을 만드는 것은 배우자를 속이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가정경제에서의 비자금은 배우자 몰래 가지고 있는 ‘조금의 여유 돈’ 정도로 말할 수 있습니다. 비자금의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부부 갈등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반면 적당한 규모의 비자금은 돌발적인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대처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비자금은 부부가 서로 공개해야 될까, 아니면 비밀리에 관리하는 것이 좋을까? 당연히 서로에게 공개하거나 공동으로 관리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음성적으로 서로가 비밀을 만들기보다는 양성화시켜 서로가 생각하는 합리적인 틀에서 관리하는 것이 좀 더 현명하리라 생각됩니다.
재무설계를 기반으로 한 비자금의 합리적인 활용방법
재무설계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비자금은 비상예비자금이라 할 수 있습니다. 비상예비자금은 돌발적인 상황에 대비하기 위하여 마련해 놓는 자금을 의미합니다. 월 생활비의 3배 혹은 6배까지 준비해 놓는다면 배우자의 실직, 가족구성원의 긴급의료비, 깜짝선물 등을 준비하는 데 사용할 수 있어 유용합니다. 이렇듯 비자금을 가계의 자금 흐름상 중요한 한 부분으로 인정하고 몰래 만들어놓기보다 어느 정도의 자금이 필요한지를 같이 유추하고, 준비하는 과정과 관리하는 과정을 모두 투명하게 하여 가정경제에 보탬이 되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금의 규모가 결정되면 적금 등을 통해 내년에 쓸 비상예비자금을 확보하고 상황에 맞게 사용한 후 남을 경우 이월하여 관리하는 습관을 가진다면 가계지출 및 자금흐름의 유연성이 좋아질 수 있습니다.
가계 재무구조를 완성하는 보완수단으로
모두가 비자금을 가지고 있거나 만들고 싶어한다고 말할 수는 없으나 위와 같이 비자금을 활용한다면 비자금, 즉 비상예비자금은 가계 재무구조를 완성하는 훌륭한 보완수단이 될 것 입니다. 가끔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사연에서 비자금이 들통나 곤욕을 치르는 남편과 아내의 사연을 듣곤 하는데요. 이처럼 비자금의 음성적 이미지로 인해 비밀리에 비자금을 만들고 숨기고 있다가 들통나 서로의 관계가 서먹해지거나 어려워지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가정의 전반적인 지출과 저축계획에 ‘비상예비자금’이라는 항목을 반영해서 안정적인 자금흐름을 확보하고, 돌발 상황에 대비하는 한편 공동 관리함으로써 서로의 신뢰를 확인하는 계기를 마련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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