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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시대, '트램'이 부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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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8. 11. 13:21

출처: 픽사베이

유럽 도심을 다니는 트램을 보신 적 있으신가요? 도심을 조용히 지나는 트램을 보면 낭만도 있어 보이고 우리나라에선 볼 수 없는 것이라 신기하기도 하죠. 그런데 아세요? 원래 우리나라도 1968년까지 트램을 운영했답니다. 사라진 지 반세기가 지난 트램이 최근 환경문제와 경제성, 교통난 해소 등의 이유로 국내에서도 다시 운영될 것으로 보입니다.

 

 

트램으로 배기가스 절감 … 도심 명물로도 주목

물 없이는 며칠을 버틸 수 있지만 공기가 없으면 몇 분도 버티기 어렵습니다. 이렇듯 생존에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 요소인 공기가 점점 오염되고 있죠. 가장 큰 원인은 산업발전으로 인한 오염물질 증가입니다. 자동차 배기가스, 공장 굴뚝에서 나오는 매연 등 수많은 오염 요인 중 자동차 배기가스가 차지하는 비율은 40%가 넘는다고 합니다. 자동차 배기 가스만 줄어도 공기질이 확연히 좋아지겠죠. 이런 점에서 트램은 배기가스가 없는 친환경 운송수단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건설비도 저렴합니다. 1km 기준으로 지하철은 1,300억원, 경전철은 600억 원의 건설비가 들지만, 트램은 200억 원 정도로 저렴한 편입니다. 지상으로만 다니기 때문에 지하철에 비해 이용도 쉽습니다. 지하로 내려가거나 환승을 위해 많이 걷지 않아도 되며, 지상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시내버스와 연계 이용도 편리합니다. 전기로만 움직이니 트램이 내뿜는 배기가스가 없으며, 타이어가 없어 분진 같은 오염물 발생도 적습니다. 정해진 길을 규정 속도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과속이나 난폭 운전 같은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된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버스보다 길기 때문에 한번 주행에 많은 인원이 탈 수 있어 운송 효율이 높으며, 현재 국내에는 트램이 없기 때문에 관광 자원 활성화로도 관심을 받고 있답니다.

 

 

수원, 대전 등 지자체에서 추진 중

출처: 수원시

트램은 지상 위에 레일을 설치해놓고 그 위를 따라 움직이는 전차로 지상철도라고 보면 됩니다. 프랑스,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등 서구권 국가에서 트램을 많이 사용하죠. 현재 트램을 운영 중인 곳은 프랑스 파리, 홍콩, 호주 시드니 등 전 세계 380여 개 도시입니다.

국내는 몇몇 지자체를 중심으로 트램 도입을 확정하고 노선까지 발표한 상태입니다. 사실 트램 재도입은 꽤 오랫동안 이야기 돼 왔습니다. 논의에 비해 도입이 지지부진했던 가장 큰 이유는 관련법이 없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동안 트램을 도입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던 관련 법들이 개정되면서 트램 운영이 급물살을 타게 됩니다.

추진 규모로는 경기도가 가장 큽니다. 현재 9개 트램 노선 구축을 추진 중입니다. 투입되는 비용만 3조 5,000억원입니다. 대전광역시도 도시철도 2호선을 트램으로 건설하기로 하고 8,1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인천광역시도 1,500억 원을 들여 송도 국제도시 내 7.4km 구간에 트램을 도입할 계획입니다. 이 외에도 대구광역시가 도시철도 4호선을 트램으로 추진하고자 공론화 과정을 거치고 있으며, 부산광역시도 국토교통부에 올해 안으로 트램 구축계획 승인을 요청할 예정입니다.

 

 

친환경 운송수단과 연계된 그린 도시

많은 지자체가 트램 도입을 발표하는 이유는 교통난 해소를 위해서입니다. 기존 도로를 활용할 수 있는데다가 대중교통 확보라는 공공 기반 시설 마련의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50여 년 전에는 트램을 왜 없앤 걸까요? 그 이유는 국가 발전에 따른 자동차 증가와 소비진작정책, 효율성 등 여러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1960년대 도로 확대, 제조업/중공업 발전 등의 고도 성장시기에 자동차 생산 증대는 국가적 과제였습니다. 도시를 중심으로 자동차가 늘면서 도로가 혼잡해지는 상황에서 복잡한 전선을 가진 오래된 시설인 트램은 관리하기 어려운 데다가 국가 발전과 도심 미관에도 크게 도움이 안 되는 존재였죠.
 
하지만 지금은 트램 기술이 발전해 복잡한 전선이 필요 없는데다가 도심 교통체증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재도입에 힘을 받고 있습니다. 2000년 초반에 버스전용차로가 도입된 후 버스 속도 개선으로 교통체증 해소와 대중교통 활성화를 동시에 이룬 것처럼요. 더욱이 전기차와 수소연료 차량 같은 친환경 버스가 속속 개발되고 있어 트램과 연계해 기존 시내/광역버스가 친환경 버스로 교체되면 도심 배기가스를 줄이는데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교통 체계 개편 통해 효율 극대화 필요

트램 도입이 본격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넘어야할 산이 있습니다. 가장 큰 것은 건설비인데요. 트램이 지하철이나 경전철에 비해 건설비가 저렴한 것은 사실이지만 버스에 비해서는 비쌉니다. 버스전용차선으로 변경을 해도 기존 도로를 활용하기 때문에 1km 건설비가 30억 원 정도입니다. 노선 결정도 신중해야 합니다. 버스는 트램처럼 전용노선이 필요하지 않은 데다가 확장성이 좋아 필요시 노선을 추가, 변경할 수 있지만 트램은 그렇지 못합니다. 혹시라도 사고가 날 경우 복구에도 많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전문가들은 트램과 버스 연계망 구축을 통해 도심 교통을 분산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언급합니다. 신규 교통망이나 도심 혼잡구간, 환경보호구역 같은 곳에 트램을 도입하고, 시내 · 광역 버스와 연계망을 잘 구축해 녹색 환경도시를 만들면서 이동에 불편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교통체증으로 악명높은 미국 플로리다의 연간 혼잡비용은 2017년 기준 약 56억 달러(우리 돈 6조 7000억 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플로리다도 극심한 교통 체증을 해결하기 위해 지상철도의 일종인 브라이트 라인(Bright Line)을 2017년부터 운영 중입니다.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부터 올랜도를 잇는 이 철도는 교통체증도 해소하고 도심 균형발전과 새로운 일자리 창출 등 여러 가지 긍정효과를 불러왔습니다.

세계적인 생태도시 브라질 꾸리찌바시의 버스 운영 체계를 본따 만든 ‘도심 버스전용차로’가 잘 정착해 우리 생활을 변화시킨 것처럼, 반세기 만에 부활하는 국내 트램이 잘 개발돼 도심 혼잡도도 줄이고 대중교통 활성화와 공기질 개선이라는 여러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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