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 4월 15일, 제암리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올해는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는 해입니다. 보통 ‘3.1운동’이라 하면 민족대표 33인이 독립선언서를 낭독했던 서울의 탑골공원을 가장 먼저 떠올리실 텐데요, 경기도 화성은 3.1 만세로가 존재할 만큼 3.1운동의 전개가 크게 일어났던 곳입니다. 오늘은 아픈 역사를 간직한 곳, 화성시 향남읍 제암리에 대해 소개해 드릴게요. 

3.1만세로와 제암길이 만나는 길목에는 제암교회와 제암리 3.1운동 순국기념관이 위치합니다. 3.1운동에 대한 일제의 무자비한 탄압으로 발생한 ’제암리, 고주리 학살사건’을 기억하고, 화성 지역 애국선열들의 독립정신을 기리기 위해 지어진 곳입니다. 지난 2001년 3월 1일에 개관했죠. 

 

100년 전 3월 1일,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만세운동은 자유, 민주, 평등의 가치를 추구하며 비폭력 원칙으로 진행되었는데요. 다른 지역과는 다르게 화성 지역에서는 면사무소와 주재소를 불태우고 순사 2명을 처단하는 무력항쟁으로 전개되었습니다. 이에 일본은 1919년 4월 15일, 제암리로 쳐들어와 마을의 성인 남성들을 교회 안으로 모은 뒤 건물 안을 난사하고 불을 질러 학살했습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인근 고주리로 건너가 독립운동가 김흥렬 일가를 참살하고 방화하는 만행도 저질렀죠. 이것이 우리에게 잘 알려진 제암리 학살사건입니다. 

기념관 입구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제암리 뒷동산 만세소리’라는 그림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간접적으로나마 그 날의 함성과 분위기를 잘 느낄 수 있는 그림이에요. 

 

시청각 자료실에선 약 10분간 3.1운동의 전개와 제암리 학살사건의 내용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전시를 보기 전에 시청하면 내용을 더 깊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니 참고하세요.

이미지 출처: 제암리 3.1운동순국기념관 홈페이지 jeam.or.kr

전시실은 총 2개로 나뉘어져 있는데요, 제1전시실에서는 3.1독립만세운동의 배경과 전개과정, 제암·고주리 학살과 유가족들의 증언, 그 후의 기록들을 사진패널과 유물, 인터뷰 영상 등을 통해 살펴볼 수 있습니다. 제2전시실에서는 ‘학살, 끝나지 않은 역사’를 주제로 여러 나라에서 자행된 제노사이드(Genocide: 국민, 인종, 민족, 종교집단을 전체 혹은 부분적으로 파괴할 의도를 가지고 실행된 행위)에 대해 배울 수 있어요. 

 

전시실 마지막에는 희생자들에게 바치는 메시지를 적을 수 있는 타일이 벽면에 붙어 있습니다. 감사한 마음을 담아 한 마디씩 적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입구에는 스탬프를 찍어서 간직할 수 있게 준비되어 있습니다. 3.1운동의 주역들을 기억하는 마음을 담아 도장을 꾸욱 눌러 보았어요. 아이들과 함께 가시는 분들은 더욱 뜻 깊은 기념품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3.1운동 순국 기념탑(1959년)

기념관을 나와 밖으로 나오면 3.1운동 순국 기념탑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태극기가 이어진 뒷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당시 학살의 피해자였던 23인의 순국묘지가 있는데요, 계신 곳에서 편안하게 잠드시길 기도하고 내려왔습니다. 

기념관 근처를 걷다 보면 카메라를 든 외국인 동상을 만날 수 있는데, 바로 34번 째 민족대표라고 일컬어지는 스코필드(한국이름 석호필) 박사의 동상입니다. 스코필드 박사는 제암리 학살사건을 전해 들은 후 바로 달려와 사건 현장을 촬영해 전세계에 알린 인물이에요. 현재 우리가 대한민국에서 당당히 주권을 가지고 누리는 자유가 100년 전에는 누군가의 가장 큰 꿈이었고, 많은 분들의 노력과 희생 덕분이라는 생각에 숙연해졌습니다. 

화성 제암리 3.1운동 순국기념관

주소: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 제암길 50 

문의: 031-369-1663

입장료: 무료 / 1월1일, 설날, 추석, 월요일 휴관

지금까지 화성 제암리 3.1운동 순국기념관에 대해 소개해 드렸는데요, 주변에 월문온천, 우리꽃식물원 등도 있으니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가족 여행으로 한 번 들러보시는 것이 어떨까요? 뜻 깊은 나들이가 될 거라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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