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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히말라야 트레킹 3편] 정상에 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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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5. 18. 11:37

앞선 두 편의 글에서 히말라야로 떠나기 전에 준비해야 할 것부터 트레킹의 여정에 대해 이야기해드렸는데요. 오늘은 마지막으로 정상에 오른 순간을 여러분과 나누려고 합니다. 함께 출발해볼까요?


트레킹 3일차, 츄일레에서 시누와까지 

트레킹 셋째 날이 밝았습니다. 츄일레에서 간단하게 아침식사를 하고 다음 목적지인 시누와로 가는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츄일레에서 촘롱으로 가는 길은 공포의 구간이라 불립니다. 내리막길을 계속 걷다가 흔들다리를 건넌 후 다시 쭉 올라가는 코스라서 무릎에 무리가 오는 코스죠. 스틱과 무릎보호대가 꼭 필요합니다. 촘롱에서 김치찌개를 판다는 소식을 듣고 힘을 내서 올라갔습니다. 여행 중에는 소박한 음식도 큰 동기가 된답니다.


땀을 뻘뻘 흘리며 드디어 촘롱에 도착했습니다. 촘롱은 트레킹 구간 중 가장 큰 마을로, 카페, 빵집, 마사지숍, 큰 규모의 마트도 있습니다. 급하게 필요한 물품은 촘롱에서 구입하세요. 


드디어 김치찌개를 만났습니다! 생각과 다른 모습에 실망했지만, 한입 먹으니 너무 맛있어서 실망이 바로 사라졌습니다. 멋진 풍경과 함께 먹으니 맛이 두 배가 되네요. 즐거운 식사를 끝내고 다시 시누와로 가는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친구와 대화하며 걷다 보니 어느새 시누와에 도착했네요. 시누와는 로우(Low) 시누와, 어퍼(Upper) 시누와로 나눠져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윗동네, 아랫동네와 같은 개념이죠. 저희는 힘을 내어 어퍼 시누와까지 올라갔습니다.


시누와에서도 김치찌개를 팔고 있었어요. 하루 두 끼를 먹어도 질리지 않네요. 맛있게 먹고 방으로 돌아와서 내일을 위해 잠을 청했습니다. 


트레킹 4일차, 시누와에서 히말라야까지 

아침 풍경에 오늘도 넋을 잃고 말았습니다. 이곳에서 보내는 하루하루는 꼭 멋진 사진 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아요. 오늘은 드디어 히말라야 정상에 오르는 날입니다. 동료들과 힘차게 파이팅을 외치고 트레킹을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그 어느 날보다 맑아서 풍경이 더 선명하게 보이네요. 풍경이 아름다워 사진을 찍으려고 태극기를 들고 서 있었더니 지나가던 외국인들이 평창 올림픽에 관해 이야기를 건네왔습니다. 


풍경을 즐기며 걷다 보니 어느새 도반에 도착했습니다. 살짝 어지러움이 느껴졌어요. 2,500m 이상일 때는 고산병이 올 수 있으니 무리하지 않는 것이 좋아요. 롯지에 들러 추억을 남기기 위해 이름을 적고, 간단하게 차를 마신 후 목적지인 히말라야로 다시 걸음을 내디뎠습니다. 


드디어 목적지인 히말라야에 도착했습니다! 짐을 내려놓자마자 허리에 통증이 심하게 느껴져 파스를 붙이고 쉬었습니다. 몇 시간을 쉬어도 통증이 가라앉지 않아서 정상까지 오르는 것을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같이 올라온 친구와 하산해서 만나기로 하고, 친구는 다음날 정상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이어지는 트레킹 5일차는 정상에 오른 친구의 이야기를 대신 전해드립니다.


트레킹 5일차, 히말라야에서 ABC까지 

혼자 떠나는 길이 걱정되다가도 정상이 가까웠다는 사실에 가슴이 뛰네요. 정신 없이 오르다 보니 어느덧 MBC(마차푸차레 베이스캠프, Machapuchare Base Camp) 이정표가 보였습니다. 


마차푸차레는 네팔인이 가장 성스럽게 여기는 영산입니다. 입산이 금지돼 지금까지 아무도 오른 사람이 없다고 하네요. 3,700m 지점에서 보는 마차푸차레의 풍경이 정말 멋졌습니다. 별명처럼 물고기 꼬리(FISH TAIL)를 닮은 모습이었어요. 곧 마주할 정상은 얼마나 멋질지 기대가 됩니다.


MBC 롯지 안에는 이곳까지 온 이들의 증명사진이 붙어 있었습니다. 사진을 붙이고 싶었지만 한 장뿐이라 ABC(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Annapurna Base Camp)를 위해 아껴두었습니다. 롯지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ABC로 출발했습니다.


ABC로 향하는 도중 갑자기 눈이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방수되는 옷을 챙기지 않아서 우비를 입고, 일부를 잘라 신발을 감쌌습니다. 만약에 대비해 스패츠와 비상용 우비를 꼭 챙겨가세요. 맑은 날이라면, 쌓인 눈에 햇빛이 반사되어 실명될 수도 있기 때문에 선글라스를 꼭 착용해야 합니다. 


MBC에서 ABC로 가는 길은 본격적으로 4,000m에 진입하는 구간입니다. 이 높이에서는 산소가 거의 반으로 줄기 때문에 무리하지 말고 천천히 움직여야 합니다. 


ABC의 상징과도 같은 나마스떼 표지판이 보였습니다. 드디어 도착했다는 사실이 감격스러웠어요. 


“단 1%의 가능성만 있어도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박영석 대장의 좌우명이 롯지 앞에 적혀 있었습니다. ABC 정상에서 보니 더욱 와닿더라고요. 


꿈에 그리던 ABC 정상에서 바라보는 하늘, 차갑게 불어오는 바람. 모든 것이 완벽하게 느껴졌습니다. 밤이 되니 달과 별이 하늘에 수 놓은 듯 펼쳐졌어요. 같이 걸어온 모든 사람들과 함께 정상에서 마지막 밤을 보냈습니다. 


세계 각국의 사람들과 주고받은 ‘나마스떼’ 인사, 대자연이 보여준 황홀함, 시계 없이도 살 것 같은 네팔 사람들의 여유로움까지, 이번 여행은 모든 순간 순간이 낭만이었습니다. 비록 정상을 밟지는 못했지만, 멈춰도 괜찮다는 사실을 깨닫기에는 충분한 높이였습니다. 네팔 트레킹은 특별한 사람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고요. 아직 네팔 트레킹을 꿈으로만 간직하고 있는 여러분들께 용기 내서 도전해보라고 말씀 드리고 싶네요. 언젠가 제가 느꼈던 벅찬 감동을 함께 느껴보시길 응원하며, 지금까지 가꿈사 프론티어 12기 장현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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